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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가보는

제주도 겨울 여행기 마지막편

   

안녕하세요. 깨알재주꾼 두루입니다. 2박 3일의 짧은 제주도 관광 일정을 적은 인원도 아닌 어른아이 합해서 14명이 타이트하면서도 매끄럽게 잘 소화해 내고 있다는것이 기특하기만 하네요. 그러고 보니 마지막날인 3일째 되던날 펜션 사장님께서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 연락처가 정리된 인쇄물을 보여주셨어요. 현지에 가면 꼭 현지인이 추천하는 현지인만 아는 맛집엘 가라고 하던데 이런게 인쇄물로 정리되어 있다니!! 진작 보여주시지 그러셨어요. 떠날 시간이 12시간도 남지 않아 시도해 볼만한게 많지 않았습니다.



해장국집을 엄청나게 추천하셨지만 아침에 대충 라면으로 해장을 했던 터라 해장국집은 가지 않아도 될것 같았습니다. 인쇄물에는 맛집 이름과 연락처, 메뉴들이 써있었는데 다음번에 꼼꼼하게 찾아다녀 봐야 겠습니다. 마침 아쿠아플라넷 근처에 있던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는 전복죽집이 맛집으로 등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한 대단한 우연의 일치를 가장한 빅픽쳐로 인해서 전복죽을 먹으러 들어갑니다. 전복죽 전문이라고 되어 있는 오조 해녀의 집. 죽은 보통 아플때만 먹어봐서 맛이 잘 생각나지 않는군요. 게다가 전복죽은 자주 먹어본 것도 아니라서 저의 뇌에는 전복죽에대한 아무런 데이터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전부 통일하여 전복죽을 주문했습니다. 상차림은 대단히 심플하면서도 구색을 갖춰논듯 보였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무말랭이, 삶은호박, 얼갈이 김치, 미역볶음, 깍두기, 톳무침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매장 내부는 구내식당을 연상케 할 정도로 테이블이 크고 넓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단체관광객이 오더라도 장소에 제약은 없을듯 보였습니다. 다만 죽이 늦게 나올수 있겠네요. 저희가 갔을때도 엄청 허기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저희가 한번에 전복죽 12개를 주문 넣었으니 그럴수도 있겠네요.



얼마를 기다렸을까 이윽고 전복죽이라는 녀석이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짙은 전복내장색깔에 식욕이 잠시 출타해 버립니다. 뭔가 조금 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게다가 전복은 흔적도 없었어요.



숟가락으로 휘져어 살펴보니 전복이 제법 들어가 있었습니다. 하나씩 담아서 한번에 서빙하다보니 전복이 아래에 가라 앉아 있었던것 같습니다. 전복을 다져서 넣지않고 대부분 통으로 넣어주시기 때문에 가라앉아 꼭꼭 숨어서 보이지 않았던 것 같군요.

메뉴판에는 전복죽 외에도 문어, 해삼, 소라같은 메뉴들이 써있었지만 나는 그저 술이 먹고 싶었을뿐... 안주는 전복죽으로 대신하고 제주에서만 먹을수 있을것 같은 감귤막걸리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한중일 정상회담 공식 만찬주라고 하는 톡쏘는 제주감귤 막걸리는 사실 외주제작 제품이었습니다. 너무 황당스럽습니다. 한라산소주가 제주암반수를 사용해서 맛있었던 것처럼 감귤막걸리에도 뭔가 특별한 맛이 숨어있으리라 생각했건만 가평의 지하 250m 암반수 로 만들었답니다. 100% 제주감귤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감귤농축주스 함량은 0.4% 라고 되어있네요. 감귤을 살짝 헹궜던 물로 막걸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들리더군요.



예상대로 별다른 특별한 맛을 찾을 수 없는 막걸리였습니다. 특산이라고 하기엔 감귤맛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만찬주로는 괜찮을지 몰라도 제 생각에는 좀더 감귤이 갖고 있는 특색있는 맛을 좀더 표현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일단 전복죽은 깨꿀 존맛탱이



이렇게 어른아이 할것없이 전복죽 한그릇을 바닥이 보일때까지 싹싹 긁어 먹고 나왔습니다. 성산일출봉은 아니나 다를까 눈으로하는 올레길 걷기... 일명 아이트래킹을 가볍게 시전해주며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길목에 유채꽃 밭이 있었는데요. 유채꽃 천지여야 할 곳들이 아직은 적절한 시즌이 아니라서 소규모로 운집해 있었습니다. 소규모로 운집해 있는 허접한 유채밭이지만 관광비를 따로 받더라구요. 이런건 또 그냥 못지나가고 내려서 사진을 찍고 그러느라 유채꽃밭 입장료를 내고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사실 옆쪽에 운영되어 있는 유채꽃밭이 훨씬 풍성했는데 같은 집인줄 알고 돈냈다가 눈탱이 제대로 맞았네요. 저희가 본 유채꽃은 나물로 먹으면 맛있을것 같았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제주관광 마지막 날의 마지막 코스로 떠나봅니다.



제주 단체관광의 화려한 피날레는 에코랜드 테마파크 였습니다. 에코랜드라는 이름과 걸맞게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이로움을 체험할수 있는 테마파크인데요. 테마파크 규모를 보아하니 공들여서 천천히 관람하면 두세시간 정도는 보낼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은 미국식 증기기관차를 타고 곶자왈 생태숲을 지나며 관광을 하는 것입니다. 숲 사이로 만들어져있는 선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각각의 테마가 있는 역에 정차해 가며 내려서 산책도 하고 관람도 하는 등 나름 변화무쌍한 하이브리드 관광이었습니다. 팜플릿에 겨울의 에코랜드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요. 눈이 잔뜩 쌓여있는데 차라리 이런날씨라면 더 예뻤을것 같았습니다.



실상은 기차만 좀 예쁘고 경치는 잎사귀 다떨어져 버린 나뭇가지들과 활짝핀 고사리가 전부였습니다. 기차는 두가지 타입이 있었는데 문이 비닐로 되어있는건 여름용인가봐요. 겨울용 기차는 문도 견고하게 닫히는 샷시 형태의 문인데다가 내부에 난방시설도 갖춰져 있어서 춥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에코랜드의 진짜 관광은 기차에서 내릴때 부터 시작이 됩니다. 저희 직원 일부 내외분들은 이전에 에코랜드에 왔던적이 있는데 이거 별거 없다고 쉬쉬하면서 내리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역을 관리하시는 분께서 여기가 볼께 제일 많다고 약을 파시는 바람에 얇을 귀가 팔랑거리면서 우르르 급하게 내렸네요.



날만 화창하다면 정말 괜찮은 산책로 같아 보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지금 시즌에는 그다지 추천할만한 경관은 아니었어요. 그저 물위에 다리가 떠있구나... 그정도 감흥이었습니다.



에코브리지를 건너서 조금더 가다보면 잔디광장이 나오고 그 옆쪽에 화산송이길이라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에코랜드의 의도는 이곳을 맨발로 걷는것이지만 이런날씨에 맨발로 흙길을 걷는건 무리라고 생각되는군요. 저멀리 동백나무 숲도 보이는데 동백꽃이 생각보다 풍성하게 피어나 있지 않아서 볼품없었습니다.



그래도 왔는데 뭐라도 증거를 남겨야 겠다 싶어서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광장에서 힘겹게 셀카를 찍어 봅니다. 아이가 너무 해맑게 웃고 있어서 제가 다 어색하네요. 저희 직원분 아들냄인데 삼촌이랑 사진찍자니까 저래 달려와서 누워버리는 바람에 제 셀카에는 빨간패딩잠바때기 굼뱅이 한마리만 나와있더군요.



별거 아닌것들 가지고 이렇게 한방 저렇게 한방 하면서 컨셉 사진 몇방 찍고하다보니 시간 정말 잘 가더라구요. 그렇게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음산한 기운이 저 멀리서부터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가봐도 눈이나 비가 잔뜩 들어있어 보이는 먹구름 때군요. 바람도 가열차게 불어대는게 금방이라도 무엇인가 쏟아질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이런 상황에 걸맞게도 다음역으로 출발하는 역사 앞에 카페가 있었습니다. 지금 날시로 보건데 뜨끈뜨끈한 오뎅탕 각인데 아쉽게도 품절 ㅠㅠ



아쉬운대로 핫초코를 마셨습니다. 핫초코를 마시는 것도 상당히 오랫만이네요. 카페에서는 커피만 마시니 핫초코를 마실일이 없으니까요. 오랜만에 느끼는 핫초코의 달달함이 구석구석에 스며든 추위를 잊기에 그만이었습니다.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서 이번역에서 기차를 탄뒤 나머지 역들은 내리지않고 지나쳤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겨울보다는 봄여름가을의 풍경이 훨씬 좋을것 같았어요. 다른건 몰라도 나무에 잎파리가 좀 있을때 와야할것 같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관광을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달려갑니다.

 


저녁은 간단하게 롯데리아 통살치킨버거 ㅋㅋㅋㅋ 첫날 분명 제주공항 근처에 버거킹이 있는걸 봤었던것 같은데 아쉬움이 강력하게 밀려오는 순간이었습니다. 감자튀김은 치즈 양념감자가 기본이었어요. 치즈가루를 엄청 뿌려먹었습니다.



이렇게 짧지만 알차게 보냈던 2박 3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2박 3일간의 추억들을 얼마나 단시간안에 야금야금 꺼내 먹고 바닥이 날지 모르지만 그만큼 뜻깊고 소중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대표님이 으쌰으쌰 했던 일중에 가장 거대한 프로젝터 였는데 덕분에 모두 별탈없이 재밌게 즐기고 쉴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를 다시찾게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번엔 좀더 짜임새 있고 여유있는 플랜을 짜보겠노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또한 그런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는 여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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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개소리냐구요?!



다시 돌아갈래~!!!!

...란 말입니다.

이제서야 "제주도 또 가고싶다~~" 라고 입에 달고 사는 분들의 심정을 헤아려 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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